[형사] 대법원 형사 상고기각 결정이 무엇인가요?

1. 대법원에서 상고가 받아들여질 확률은 약 3% 내외

국선 형사사건 상고심을 맡게 되면 상고기각 결정을 많이 받아봅니다. 상고심에서 인용될 확률이 낮은데다가 난이도 자체가 어렵습니다. 특히나 사선도 아니고 국선변호사가 작성하는 상고 사건이면 100개 중에서 99개 이상 기각이라고 봐야합니다. 왜냐구요? 사선 변호사의 상고 사건은 변호사 선임료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래도 정성 들여서 쓰지만 국선 변호사가 상고 열심히 해봐야 사건은 사선 사건의 10%도 안되는 돈을 받기 때문입니다. 변호사들도 땅 파서 장사하는건 아니니까 돈 받는 만큼 일한다고 봐야하니 동기부여가 없는 상태에서 상고이유서를 열심히 작성할 이유가 부족합니다. 한국 최강의 대형 로펌인 김앤장은 대법원의 상고심 승소율이 10% 가까이 된다고 하니 대단합니다.

 

2. 대법원에 상고 사건 흐름도 설명 

대법원의 구조를 좀 알아야 이해가 되는데 대법원은 1부, 2부, 3부가 있고 4명의 대법관이 모여서 하나의 부를 이루는데 대법관 밑에 재판연구관들이 있습니다. 법원에서 보통 10~14년차 판사들이 전속연구관, 공동연구관으로 나뉘어서 대법관의 업무를 보좌합니다. 전속 연구관은 특정 대법관에게 소속되어 그 대법관이 주심을 맡은 사건만 처리합니다. 대법관 1명에 전속연구관 3명이 들어가서 전속연구관은 총 36명으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공동연구관은 약 80명 정도 된다고 알고 있는데 민사조, 형사조 이런식으로 나뉘어 있고 고등법원 부장판사급인 수석재판연구관, 선임재판 연구관이 공동연구관들을 지휘, 감독합니다. 대법원에 상고심 사건이 접수되면 대법원의 소부로 배당되고 공동연구관 중에 신건조 연구관이라고 있는데 그 사람이 기록을 먼저 보고 이걸 어떻게 처리할것인가 대법관에게 보고서를 올립니다. 심리불속행, 상고 기각, 전원합의체 회부 셋 중에 하나로 가게 됩니다.

3. 상고 기각 결정이란?  

대법원에 형사사건으로 상고를 제기해봐야 90% 가까이 형사사건 상고심에서 두어달 지나면 이런 결정문을 받아보게 됩니다. 얼핏 보면 굉장히 간단합니다. 상고 기각 결정을 요약하자면 "니가 말한 주장을 살펴보니까 형사소송법에 정한 상고 이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너의 상고제기는 이유가 없으니까 기각하겠다" 이 말입니다. 참고로 상고기각 결정이 피고인한테 송달되어야 1심, 2심 재판이 확정되고 상황이 종료됩니다. 대법원의 판결은 선고 즉시 확정되고 피고인에게 송달증명이 되면 재심 사유가 있지 않는 이상은 더 이상 불복할 수 없습니다. 3심제의 마침표를 찍게됩니다. 보통 대법원 상고사건에서 상고기각 결정과 상고기각 판결이 많은데 기각 결정은 대법관들이 내용을 보지도 않고 기각시켜버리는것을 뜻하고 기각 판결은 그래도 다시 볼만하겠다 싶어서 대법관들이 회의하고 판결을 선고합니다. 기각 판결이 잡히면 대법원에서 피고인한테 선고기일 통지서 같은거 보내줍니다. 그래서 피고인들이 혹시나 대법원 상고심에서 이겼나? 싶지만 가서 판결 들어보면 역시나 기각입니다. 저도 상고 기각 판결 들으러 대법원 가봤는데 대법관이 귀찮은 표정으로 사건번호 불러주고 선고합니다. ex)2023도123 형사사건 판결을 기각한다

4. 형사 재판을 제외한 소송에서는 심리불속행 판결이 있다 

그리고 형사소송을 제외한 민사, 가사, 행정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이라고 있는데 이건 대법원이 심리 자체를 안하고 기각시키는걸 뜻합니다. 약 70% 정도가 심리불속행 판결로 나오고 30%가 대법관들이 이거 문제가 있나 없나 법적으로 따져보는데 변호사들은 심리 불속행 판결만 안 나와도 선방했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특히나 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들은 본인이 맡은 사건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뜨면 굉장히 부끄러워합니다. 재판장이 보지도 않고 기각시켜버렸다는 뜻이니 후배 판사한테 개무시를 당했다며 술을 드시는 변호사(?)도 주변에 봤었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에 오는 항고 사건도 많은데 1심, 2심 항고 결정에서 연속으로 패소하면 대법원에 재항고를 제기해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보내버린다고 합니다. 굳이 뭐 볼 것도 없으니 기각이다 이런뜻인것 같은데 기분이 좋진 않을듯 합니다.

 

5. 대법원에서 상고를 자세하게 따지면 엄청 오래걸린다 

2심 항소심을 납득 못하겠다면서 대법원으로 상고하는 당사자들은 엄청 많은데 대법관은 13명이니 이걸 일일히 따져보고 재판해주면 소송 진행이 너무나 오래걸립니다. 민사, 형사, 가사, 행정, 특허소송 항소심을 승복 못하는 사람도 많고 우리나라에서 재판은 삼세번이다 생각하고 승소, 패소 상관없이 일단은 대법원에 상고장 제출하고 보자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하루에만 상고장 접수되는 양이 엄청납니다. 만약 상고 사건이 법률심이 아니고 사실심이면 1심~2심 재판하는것과 동일하게 증거조사 다시 하고 그러다 보면 3심 끝나는데만 최소 2년 이상 걸릴겁니다. 그럼 1심 재판 선고받는데 1년 이상이고 2심 항소심 선고 최소 1~2년 잡아야되고 3심 상고 선고 최소 2년 이상 걸리면 형사 재판 3번 받을려다가 최소 5년 ~ 최대10년의 세월이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