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경의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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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즘 교도소 들어가면 편한가요? 

제가 범죄를 저질러서 교도소에 간것이 아니며 형사재판 진행하면서 의뢰받은 피고인이 편지를 보내거나 교도소 접견할때 주고 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것이고 교도소마다 처우가 다르다는것을 참고바랍니다. 요즘 먹고 살기 힘드니까 잃을거 없이 사는 분들이 교도소 가면 고시원하고 다를바가 없다더라 하면서 일부러 교도소를 가보겠다는 분들이 있는데 제가 딱 한마디로 정리하겠습니다. 몸은 편할지 몰라도 정신적으로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고 싶다면 교도소 가세요.

 

2. 제가 맡았던 피고인이 전해준 교도소 일과 

아래에 보시는 표랑 거의 비슷하며 군대를 현역으로 갔다오신 분들은 교도소가 그냥 군대랑 별 차이 없는것 같다고 적응도 꽤 하는 편입니다. 군대는 기상 시간이 6시이고 취침시간이 22:00지만 교도소는 기상시간이 6:30분이고 21:00에 취침하니까 오히려 교도소가 군대보다 살짝 편하고 교도소에서는 불침번이 없으니까 중간에 깨는 일도 없습니다. 어떤분은 사회에 있을때는 술, 담배 달고 살았지만 교도소에서 규칙적인 생활하고 술하고 담배 끊어서 예전보다 건강해졌다는 우스갯 소리도 있습니다.

3. 교도소 실제로 들어가야 진짜 멘붕 온다

교도소 처음 들어가면 기분이 어떤가 궁금하실텐데 철창 있는 군대 훈련소 입소한 느낌이라고 하며 형사 판결이 확정되었기 때문에 전과자가 됐다는 망연자실감에 교도소에 처음 들어온 신입들 첫날밤에 우는 사람들이 약 30%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교도소가 위생도 좋지 않은데 죄수복도 남이 쓰던거 그대로 입어야되고 베게는 당연히 더럽고 남의 머리카락이랑 침이랑 체액들 묻어있는거 사용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위생에 깐깐한 피고인은 처음에 교도소 갔다가 멘탈이 나가서 이런곳에서 3년씩 썩을바에는 차라리 극단적 선택을 할까 말까 고민했다고 편지에 쓸 정도입니다. 

4. 교도소 생활방 현실 

위의 사진에 나온건 비교적 괜찮은 시설의 교도소라고 보셔야 되는데 5평 정도 되는 방에 11명이 지금 쪼그려서 누워있는데 이게 평균이고 시설이 좋은 교도소는 한방에 6명씩 들어가지만 시설이 안 좋은 교도소는 최대 14명까지 들어갑니다. 5평 정도 되는 공간에 10명 넘게 들어가면 서로 살갗이 닿아서 기분 나쁘고 여기서 욱하면 싸움나기 딱 좋은 구조입니다. 밤에 잠 잘때도 자리가 정해져 있는데 교도소에 들어온 서열 순서대로 화장실에서 멀리 떨어진곳에서 잠잡니다. 왜냐하면 화장실에서 가까울수록 재소자들의 소변, 대변 냄새가 진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화장실에서 멀리 떨어진곳에서 잠자는 사람은 방장으로 보면 됩니다. 그리고 나이가 많다고 어른 대접 받으려고 교도소 생활방에서 청소, 설거지 이런거 피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러면 젊은 친구들하고 무조건 싸움 나니까 생활방 규칙대로 따르는게 가장 좋습니다. 튀는(?) 행동을 하게 되면 왕따를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5. 어떤 범죄를 저질렀느냐에 따라서 방이 달라진다

그리고 어떤 범죄를 저질렀느냐에 따라서 방이 나뉩니다. 강짜방(성범죄, 살인, 강도, 폭행, 상해, 조폭 관련), 절도방(절도, 야간절도), 마약방(대마, 필로폰, 향정), 경제방(사기, 횡령, 배임 등), 교특방(교통사고, 음주운전, 뺑소니), 기타 잡범방 등 이런식으로 분류합니다. 강짜방은 노란색 명찰을 달고 있는데 살인, 폭행, 상해, 조폭 범죄자가 몰려있어서 규율 자체가 매우 엄격한데 대화 내용도 잔인한 이야기가 대다수고 성범죄자 방은 음담패설이 난무하는데 절도방은 전체적으로 우울한 분위기고 경제방은 돈 많은 범죄자가 있어서 규율이 느슨하고 영치금으로 사먹는것 하나만큼은 다른 방에 비해서 그나마 괜찮다고 합니다.

6. 교도소에 들어가면 정신적으로 힘든 이유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이 힘들어하는건 자유가 박탈되고 마음이 불편한건데 교도소 내부는 좁고 자기하고 안 맞는 범죄자하고 하루종일 붙어있다 보니까 사람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공격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자기보다 약한것 같은 재소자를 괴롭히거나 때리는 일도 있고 군대에서 선임이 후임 괴롭히는 수준은 일상이고 싸움 못하고 예쁘장한 남자는 동성간 성범죄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집단으로 모여서 왕따를 시키기도 하는데 교도소에서는 뭐만 하면 불법이 많기 때문에 여럿이 뭉쳐서 1명만 괴롭힐 목적으로 마음의 편지 같은 투서를 작성하면 그 1명은 계속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본성은 태어날때부터 악하다는 성악설이 맞는것 같고 철저하게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장소가 바로 교도소입니다. 

7. 교도소 밥은 어떻게 나오나요? 

교도소 밥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 많은데 군대 훈련소랑 비슷합니다. 공통적으로 하는 소리는 간이 제대로 안 맞아서 맛 없다고 말하며 정말 살기 위해서 먹는다고 합니다. 하루에 2,500kcal 맞춰준다고 하며 위에 보이는건 2017년 당시 교도소 식사 사진입니다. 옛날부터 감옥가면 콩밥 먹는다더라 소문이 있었는데 이제는 교도소에서 콩밥은 안 나옵니다. 1986년 이전에는 보리쌀 50%, 콩 20%, 쌀 30%를 섞어줬기 때문에 교도소에서 콩밥을 먹는다고 말했던거고 2014년 이후는 무조건 쌀밥으로 주고 1식 3찬으로 나옵니다. (밥, 국, 반찬 3개 랜덤)

 

8. 교도소에서도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하다 

교도소에서도 돈이 중요한데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의무적으로 일을 해야됩니다. 일하는만큼 영치금으로 쌓이는건데 중범죄자나 정신이 이상한 재소자는 일을 안 시킵니다. 나중에 문제 생기면 교도관들이 곤란해지기 때문입니다. 한달 빡시게 일하면 15만원~30만원 정도 영치금을 모을 수 있는데 교도소 내의 물가는 사회보다 50% 저렴하며 물품 1회 구입한도는 4만원입니다. 영치금을 모으면 교도소에서 생활하려는 물건을 본인이 직접 구매해서 써야합니다. 샴푸, 비누, 속옷, 시계, 신발 등 가장 기초적인것들 세팅만 해도 15만원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초반에 돈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재소자들끼리 대우도 다르다고 합니다. 보통 물품 구매가 일주일에 2번 하니까 일주일에 최대 8만원을 쓸 수 있습니다.

9. 영치금이 많으면 먹을걸 사주고 내 편 만들어라 

이건 제가 맡은 사기죄 피고인이 했던건데 영치금으로 주변 재소자들의 민심을 얻어서 덜 힘들게 지냈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은 교도소 내부의 음식 구매물 신청서인데 닭 훈제는 교도소에서 워낙 인기있는 음식이라 현금과 동일하게 취급받습니다. 우리가 밖에서도 회식하면 삼겹살 + 소주 or 치킨 + 맥주 좋아하는것처럼 교도소에서 닭 훈제의 인기는 굉장합니다. 닭 훈제가 교정협회 대구 공장에서 만들어서 납품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기름기가 많긴 하지만 하림 닭에 사이즈도 큰 편입니다. 아무래도 영치금이 많으면 재소자들 먹을거라도 하나 더 사주고 친하게 지내서 내 편을 만드는게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40대 미만의 재소자 중에서 교도소에서 영치금으로 구매한 닭 훈제 거부한 사람은 아직까지 없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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