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경의 법률

반응형

이번 사건은 코로나로 본인이 운영하던

식당이 망해서 이혼하고 법원이 정한

면접교섭일날에 어린 딸 얼굴도 못 보고

돌아온 20대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 알바하다가 은행 ATM

앞에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된건데요 

 

작년에 고의를 가지고 저지른 보이스피싱

범죄자들 변호하는건 앞으로 하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본인의 잘못이 아닌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범죄에 내몰리는 

경우가 없다고는 못하겠더라구요

 

일단, 피고인의 사정이 딱하긴 합니다 

군대 전역하고 가게 차려서 잘 나가다가 

코로나 때문에 본인의 식당이 망해서 

가정도 파탄났는데 1달에 1번 있는 

면접 교섭일날에 전(前)처가 딸하고 

놀이동산 못 갈것 같으면 연락하지  

말라고 해서 돈 많이 주는 알바가 뭐지 

찾다가 보이스피싱을 골랐다고 합니다 

 

하필이면 왜 보이스피싱 알바 했냐?  

물어보니까 가장 빠르고 많이 주는건 

이거 밖에 없어서 했다고 하니 할 말이

없더라구요 물론 돈 때문에 딸 얼굴도

못 보고 푸대접 받으면 화가 머리

끝까지 날것 같긴한데 돈 때문에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건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저희가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으로

일한 피고인들을 변호할때 이 사람이

고의를 가지고 범죄를 저질렀는지

정말 속아서 그랬는지 몇 가지 

질문을 드려봅니다

 

근데 이 피고인은 고의성이 있다고 

볼만한 여지가 많더라구요 가장 

중요한건 보이스피싱 피해자한테 

사실을 속였는지 여부인데 보이스 

피싱 조직한테 허위 명함을 받아서

피해자를 속였더라구요 이거는

사기죄의 기망에 해당하기 때문에

누가 보더라도 보이스피싱에 대한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보이스피싱 조직과 대화를

나누던 텔레그램 메신저를 삭제해서

증거가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게 진짜 

좋지 않은 신호인데 텔레그램 메신저는 

국내에서 압수수색 영장으로 증거를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굳이 대화 내용을 삭제했다는건 

보이스피싱 범죄와 관련된 안 좋은(?)

대화가 들어있을것이고 이거는 현금

수거책이 보이스피싱임을 알면서도

은폐하기 위한 정황으로 법원에서

판단할 가능성이 높죠

 

보이스피싱 범죄 치고는 피해금액은

1,800만원인데 피해 금액이 많지는 

않은데 피해자가 10명이나 되니까 

이쯤되면 보이스피싱 형량이 징역형

선고가 나올 가능성도 충분한데 

피고인은 여유가 넘치더라구요 

 

본인은 초범이고 불구속 형사재판을 

받고 있으니까 벌금 1~2천만원 내면 

해결되는거 아니냐 망상을 품어서 

진짜 난감했습니다 아직 20대라

그런지 세상 살이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것을 안 겪어봤나 봅니다 

 

요즘 보이스피싱 범죄는 피해자에게 

100% 피해회복은 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보이스피싱 범죄 합의 의사는

법원에 전달이 되어야 집행유예 선고를 

할텐데 피고인은 돈이 없으니 배째라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피해회복이 

어떻게 되겠나 난감하더라구요

 

형사 공판 3회차에서 나중에 피고인의

어머니와 피고인 딸이 법정 방청석에서 

피고인을 보는데 그뒤로부터 피고인이 

구치소에서 반성문도 쓰고 피고인의

어머니도 대출해서라도 우리 아들 

교도소만 안 보내게 해달라고 사정을 

하셔가지고 1천만원으로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전달하고 합의서 제출 

요청을 드렸네요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알고 

가담한 사정은 있으나 피고인의 경제적

형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저지른것도

있고 범행의 횟수에 비해 피해가 크지

않은점, 피해자 7명에게 절반 이상의

피해 회복이 전달된점을 감안해서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판사가 판결문에 피고인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괘씸하긴 하나 이혼하고 혼자 

살다가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고 피고인 

가족의 정성어린 노력을 참작한다고

써줬으니 감성적으로 호소한게

먹혀들긴 했네요

 

집행유예 판결 받고 피고인과 법정에서 

나왔는데 구치소에서 겪어본(?) 일이 

많았는지 앞으로 두번 다시 형사처벌 

받는 일 없이 착하게 살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헤어졌는데 그 마음 변치않길 

바랍니다

반응형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