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경의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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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특경법)상 횡령, 마약류관리에 

관한법률위반(향정), 관세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배임증재 

총 5개가 더해진 형사소송 사건을 

포스팅합니다 

 

이 사건은 제가 법률사무소 다니면서 

변호사 선임비용 역대 최대 금액을 

받았고 부동산 계약하는것처럼

선금, 중도금, 잔금으로 억 단위의 

금액을 받은 사건이었습니다

 

처음엔 돈 많이 받아서 좋다 했는데 

나중에는 횡령죄 부정하느라고 

은행 계좌이체 내역부터 온갖 

서류 다 떼느라 이 소송만 2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돈 많이 주는건 

역시 이유가 있다는걸 깨달았죠 

 

이 사건 처음에 보자마자 노답이다 

이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는데요 

특별법인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위반 횡령죄가 붙어있지, 마약류 

범죄 끼어있지 관세 피하려고 

관세법 + 외국환 거래법 위반에 

마지막 배임증재죄까지 추가 

 

피고인은 어느 병원의 이사장인데 

검찰 공소장의 내용을 살펴보니까 

돈을 덜 내기 위해 꼼수 쓰다가 

걸린 범죄인데 대체 왜 이랬을까? 

의문이 계속 생겼습니다

 

차라리 돈이 없으면 횡령하겠다는 

고의도 있을거고 관세 못 내니까 

탈세를 시도한다던가 할텐데 돈도

많은 병원 이사장이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는게 납득 안되더라구요 

 

죄명이 각각 5개라 전부 더해지는 

실체적 경합으로 처리되니 유죄를 

피할 수는 없지만 피고인이 병원 

이사장이라 징역형 선고받으면 

안된다고 해서 집행유예로 

나오는걸 목표로 진행했습니다 

 

첫번째 횡령은 자기 아는 사람을 

동원해서 신규채용하고 월급을 

주는척 하면서 병원을 피해자로

2억여원의 돈을 이사장의 개인적

용도로 소모하였습니다

 

업무상 횡령만 했나보다 싶었는데 

개인적으로 쓰고난 다음에 병원

계좌에 그대로 입금해놨습니다 

보통 횡령하면 피해금액 변제를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불행중

다행으로 이건 잘했다 싶더군요 

 

두번째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향정사건은 병원 의사한테 부탁해서 

마약류 처방을 받아서 5회나 투약을 

했다고 합니다 본인이 퇴행성 관절 

통증이 있는데 이게 너무 극심해서 

고통 완화 목적으로 썼습니다 

 

필로폰이나 그런건 아니지만 병원

치료약도 엄연히 마약류로 취급되는 

이상 의사 진료받고 처방받아야

되는데 진료도 없이 받아둔건

법을 위반한겁니다

 

세번째 관세법 위반하고 외국환 

거래법 위반은 병원 장비 구매하기

위해서 저지른 범죄인데 병원에서

사용중인 대장 내시경 장비를 새로 

구해와야되는데 해외에서 외환을 

들고 나가려면 1만달러 이상은 

반드시 당국에 신고해야 되거든요

 

근데 신고도 안하고 일본 엔화

200만엔 (한국돈 2천만원)을

들고 나가니 외국환 거래법 위반을

한거고 일본 중고업자한테 대장 

내시경 장비를 사오게 됩니다 

 

장비는 어떻게 사왔다고 쳐도 그게 

크기가 상당해서 세관에 신고를 

해야되는데 세관에 신고하면 관세 

폭탄을 맞을까봐 아는 지인들을 

동원해서 결국 반입에 성공하지만

나중에 관세를 내지 않고 반입이 

적발되어 관세법 위반죄도 추가되요

 

마지막으로 배임증재죄인데 앞서 

관세법 위반에서 대장 내시경 장비

반입을 도와줬던 지인들을 위해 

피고인이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샤넬 가방을 사주려는데 관세를

회피하고자 항공사에 다니는 지인을

이용하여 돈을 준것이 적발되었습니다

 

정말 희한한게 피고인은 재산세, 

종부세 이런건 칼 같이 잘 내더니 

관세 내는건 정말 싫었나봅니다 

관세청하고 원수를 졌나 관세를

낼 상황은 무조건 피하더라구요? 

관세법 위반이 자주 보였습니다 

 

5개의 죄가 더해지니 경합범으로 

처리가 되는데 실체적 경합범으로 

최대치로 더하면 징역 22년 6개월 

나오는데 이걸 어떻게 징역형이

안 나오게 조정하나 미치겠더군요

 

첫 공판기일부터 검찰이 피고인을

강력하게 비난하더라구요 병원

이사장이 고작 얼마 되지도 않는

돈 때문에 이런 범죄 저지르느냐

하는데 반박할 말이 없더라구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정말 그 속담 상황이더라구요

 

일단 불리한 정황보다 유리한 정황을 

주장했는데요 횡령죄에서 병원은 

피고인과 그 가족들이 운영하는거라 

사실상 1인 기업 수준이고 법인이 

손해를 본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돈을 빼서 사용은  

했지만 원금 그대로 회복시켜놔서 

어느 누구도 피해를 보지 않았다 

이런식으로 강조를 했었습니다 

경제사범 범죄에서 가장 중요한건

피해 회복이 되었는가 안되었는가 

그걸 중점적으로 따져보거든요

 

그리고 마약류 관리법 위반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을 사용한것은 

맞지만 엄연히 치료의 목적이고 

타인에게 해를 끼치려는 목적이 

아니라는것을 입증하였습니다

 

외국환 관리법과 관세법 위반은 

병원의 의료기기를 수입하기 

위한 목적이며 개인의 이득을 

위한것이 아니다 실제로도 적절한 

타이밍에 의료기기가 도착하여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는걸 

강조했었습니다 

 

지인들에게 샤넬 가방을 사주기 

위한 배임증재는 인정하나 다른 

범죄에 비하면 금액이 매우 작아 

사실상 타인에게 큰 영향 없다고 

주장했었는데요

 

검찰에서는 피고인이 돈이 있으면서 

일부러 이런 범죄를 즐기는게 아닌가 

판단하면서 징역 7년 구형했었는데

기적과도 같이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으로 나왔습니다

집행유예는 징역 1년 초과하고

징역 5년미만으로 나와야 선고가

가능한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최대기간 5년이 선고되어 정말 

다행으로 봅니다 

 

사실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은 

과거 돈 많은 재벌 총수들에게 

부과되던 선고형이라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떠올라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고형은 아닌데 그래도

징역형은 피하게 되었습니다

 

징역형 선고받고 교도소 가는줄 알고

좌절하던 피고인이 이 사건 이후로

개과천선을 했는지 병원 평판도

더 좋아지고 변했다고 합니다 

그 마음 변치 않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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